※ 제가 전달하고 싶은 부분은 밑줄 또는 형광펜으로 강조해두었습니다 ※
수술 앞두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글씨가 흐린색인 부분은 안읽으셔도 되는 부분입니다.
알싸한 아랫배 통증에 눈을 떴을 때.
아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후기 중에 깨어나면 '악'소리 나게 아프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냥 얼굴을 찡그리는 정도였다.
근데 점점 아픔이 크게 느껴졌다.
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는 소리가 들렸다.
같은 시간에 수술 들어갔던 아저씨같은데 많이 아픈가보다.
수술실은 춥다는 말을 들어보았다.
수술대 누웠을때는 몰랐는데
수술 받고 나온 대기실(?)도 너무 추웠다.
너무 추워서 절로 "추워"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내 입모양을 보신 직원분이 계셔서
핫팩이 들어있는 담요를 덮어주셨다.
내가 마취가 깬 모습을 보고 산부인과 병동에 연락해주겠다며
진통제는 거기서 놔줄거라고 했다.
근데..이게 앞도 잘 안보이고
어차피 시계도 어디있는지 모르고
1분이 한시간마냥
산부인과 병동에서 나를 데리러 오는데 오래 걸린 느낌이었다.
너무 아픈데 의식이 깰수록 너무 아픈데
그쪽에서 데리러 와야 진통제를 맞을 수 있다니ㄷㄷ
침대를 옮기는 일이다 보니 남자직원이 왔고
엘레베이터를 탈때 턱이 있다보니
"살짝 덜컹해요"라고 말해줬다.
별생각 없었는데
우와.....
그 작은 충격이 수술 후라 그런지 너무 아프더라
자연스레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렇게 겨우겨우 내가 입원할 자리로 왔는데
나보고 옆으로 이동을 하라고 한다.
네?????
몸이 조금만 흔들려도 아파 죽을 것 같은데...
나보고 옆침대로 이동하라고 한다.
모든 환자를 다 안아서 옮길 수는 없을테니...
환자가 직접 움직이는게 맞긴하다
그렇지만 그때 그 상황에서는
"이게 가능해?????"
하는 생각만 들었다.
여간호사가 발부터 옆으로 천천히 이동해보라고 알려줘서
어찌어찌 이동은 했다.
침대를 옮기고 나니 그때서야
내가 아직 다 벗고 있고
몸 위에 천하나 덮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옆침대로 움직이다가 천이라도 움직였으면
알몸이었겠네- 하니 아찔했다.
남자직원은 가고 여자간호사만 남아 이제 환자복을 입어야 했다.
같은 성별이기도 하고, 몸이 아프니
부끄러운게 없었다.
이 사람도 수 없이 봐온 맨 몸일테니 상관없겠지.
링거때문에 상의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바지 입을때 보니 배부터 허벅지까지 소독액 범벅이었다.
이미 다 마른 자국이었지만 그걸 닦아낼 만큼의 힘이 없었고
바지에 묻어나든지 말든지 빨리 입고 눕기 바빴다.
코어 힘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복강경 수술을 하면서 왜 중요한지 알것 같았다.
몸의 중앙인 복부에 수술을 했으니..
누웠다 일어날때마다 지옥이었다.
입원이 처음이다보니 배드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다.
멍청하게 수술한 배로 누웠다 일어나기를 어거지로 했던 것이다.
꼭 얘기해주고 싶다. 미련하게 무리해서 일어나지마라. 병원 침대는 움직인다.
병실에 도착하면 침대 리모컨부터 찾아놔라
간호사는 내가 무리해서 일어나는걸 알면서도 그걸 안알려주더라.
산부인과 병동이라 대부분 비슷한 부위고 비슷한 수술인데
이걸 모른다고?ㅠㅜㅠ
하긴 다 내 또래들이니...수술안해본 사람이 더 많겠지.
나도 참 미련했던게 간호사가 뭘 해야한다고 왔길래
나 기다리는 시간 아까울까봐 미련하게 억지로 일어난거였는데
그냥...자잘하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 많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고
아파본 사람이 병원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수술 직후 까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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