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계약만료로 나온 적 반, 개인사정으로 나온 적 반.
또래에 비해 퇴사경험이 많긴하다.
계약만료면 고민할 필요도 없지만,
개인사정으로 퇴사할때는 참 고민이 많았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머리를 쓴 것도 아니었다.
나는 내가 왜 퇴사해야하는지 설득을 해야했다. 몸이 아팠기 때문에.
최대한 좋게 나오고 싶었다.
하지만 정확한 병명도 알지 못했던 저때에는
질병으로 실업급여를 처리할 수도 없었고, 설득도 되지 않았었다.
저때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퇴사를 했었는데..지금 생각하면 참 아깝다.
이번에는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나보다 늦게 들어온 직원이 협조적이지 않은 부분과
회사사람은 자꾸 퇴사하는데 원장은 그 빈자리를 채울 생각은 없고
업무량은 작년보다 늘어서 내가 하지않아도 될 일들까지 떠맡고 있었다.
거의 세사람 몫을 하고 있었다.
3월에는 정말 울고 싶을 만큼 일이 많았다.
워낙 많이 나가고 새로 들어오니 내 일이 아닌데도 이 사람들한테는 내 업무처럼 보였나보다.
당신들이 몰라서 내가 도와준 것 뿐인데
내 업무라고 받아들이니 할말이 없었다.
심지어 내가 더 먼저 근무했지만 신입들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얌체같은 사람도 많았다.
"나 그거 할줄 몰라" 이러고 도망가면 다 해결되는줄 아나?
아무튼 나이 헛먹은 사람이 좀 있어서 올해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ㅠㅜ
나는 어린이집 근무경험 때문인지
"네일, 내일 나누지 않고 내가 해줄 수 있는건 할 수 있지"-라는 주의라서
이런 사무직 자리는 지금도 참 낯설다.
그렇다고 사무직 자리가 처음도 아니다.
그냥...어떤 사람과 일하느냐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네일, 내일을 칼 같이 나누는 모습을 볼때면
원래 사무직은 이렇게 정이 없나? 하는 의문도 든다.
아무튼,
퇴사 얘기하기 전날 밤, 원장님께 뭐라고 얘기할지 연습하고
당일날..한가로운 시간에 가서 말씀 드렸다.
내가 죄지은 것도 아닌데
퇴사얘기를 할때면 왜이렇게 떨리는지ㅠㅜㅠ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건가.
학생때는 모범생이라 교무실도 무서워하지 않았었는데,
어째 사회경험이 늘수록 상사가 무섭다.
아, 참고로 나는 중요한 얘기를 하기 전에 외우는 주문이 있다.
쫄지 않기 위해서!
할말은 다 하고나오자!!
나는 개쎈양아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말만 보면 웃기지만
꽤 효과가 있다.
물론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원장님들 눈에는
내가 벌벌 떨고 있는게 보이겠지만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나와야하기 때문에
벌벌 떨더라도 할말은 꼭 다하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듣는 사람도 "얘가 생각없이 하는 말은 아니구나"하고
무시하지 않는다.
사실 이전 퇴사에서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 퇴사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었다.
근로법 꼭 참고해서 연차수당, 실업급여, 퇴직금 다 챙겨서 나오길 바란다.
자발적 퇴사여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들이 있다.
아무리 회사가 ㅈ같아도 나올생각만 하지말고
그다음을 꼭 계획해야한다.
(((((불가피하게 출근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리고 사직서는 퇴사통보하는 날 내지 않아도 된다.
난 멍청해서 여기에 낚였었는데..
다행히 동료선생님들께서 도와주셔서
내가 원하던 때에 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이 내용에 대해 자세히 쓰기는 할거지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어서ㅋㅋㅋㅋ
퇴사는 구두로도 계약이 되니
"사직서 안써왔으니 오늘 날짜로 사직서 쓰고 퇴사일은 30일 후로 작성해라"
이딴 개소리를 듣는다면 노동부 얘기를 꼭 해라^^
저땐 내가 너무 어렸다....착해가지고 으휴 멍청이
어찌어찌 잘 해결은 했지만
어른들의 이런 치사한 꼴을 보다보니 나도 점점 악해지는 것 같다ㅠㅜ
그래서 내 나이 또래에 해맑은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사람 성향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내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나같이 더러운 꼴 본 경우는 잘 없더라ㅠㅜ
내가 재수가 없는 건지...
하고싶은말이 많아서 많이 뒤죽박죽이지만
이번 퇴사는 원장님께서도 잘 들어주셔서
잘 마무리하고 나올 수 있었다.
퇴사는 신중하게, 할말도 신중하게